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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떠돌이 인생
미국 서부 여행2. 본문
<미국 서부 여행 3일 차>
이쯤 되니 오랜 운전으로 시차는 완벽하게 적응 되었으며, 황무지의 길도 익숙해지는 시점이었다.
팜스프링
우리 부부는 비버리힐즈에서 보다 유익하게 저녁에 적당한 레스토랑에서 식사 겸 맥주도 하며 더 머물지 아니면 늦더라도 다음 목적지인
팜스프링으로 이동을 하여 거기서 하루를 보낼지 고민하다 결국 팜스프링으로 이동하기로 결정 했다.
목적지는 정해졌으니 우리는 중간에 역사와 전통이 깊은 디즈니랜드에 잠시 가기로 했다. 어차피 도착 예정시간이 밤시간이니 그냥 입구라도 가보고 오자는 묘상 한 심리가 작용했다. 어쨌든 우리의 목적지인 팜스프링으로 가는 길이니 크게 돌아가는 기분도 없었다.
하지만 부산 촌놈의 착각이었다. 한국에서도 애버랜드를 가더라도 입구부터 주차장이 있고 입구 또한 클로즈한 시간 이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결국 아무 의미 없고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채 우리는 디즈니랜드 근처에 있는 주유소에서 비싼 기름을 주유하고 다시 목적지인 팜스프링으로 가였다. 목적지로 가는 도중 고속도로에서 호텔 예약을 했다. 하지만 체크인 이후 입실 가능한 시간이 밤 9시까지였다. 내비게이션 상 도착 예정 시간은 10시가 넘기에 다급한 마음에 호텔 측에 전화를 해도 전화를 받지 않아 수없이 시도 끝에 겨우 통화하여 늦게 도착해도 체크인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가능하다는 대답을 듣고 마음 편히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굳이 가보지도 못한 디즈니랜드에 대해 언급한 이유는 서부여행시 디즈니랜드와 팜스프링을 동일한 날짜에 계획하기에는 어렵다는 의미이다.
아니면 아예 팜스프링에서 머물다가 다음날 퇴실 후 디즈니랜드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계획이라고 사료된다.
장시간 이름 모를 도시의 고속도로를 운전하며 몽롱함에 적응되었다고 느꼈지만 어두운 밤, 낯선 도시나 마을에 들어서면 뭔가 불안한 느낌도 든다. 더군다나 팜스프링이 비수기 시즌이라 모든 가게가 일찍 문을 닫아서 인지 더욱 그렇게 느꼈다.
사실 팜스프링에 진입 전 본인의 민감성 대장 반응으로 정말 위험한 동네에 차를 주차하고 용변을 보러 갔다.
주유소에 주차를 하였지만 정말 외지에 있는 도시라 그런지 동양인을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하필 주유소에는 화장실도 없어 근처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오직 고객들만 사용할 수 있다고 직원이 얘기했다.
하지만 나의 급한 표정을 읽었는지 아니면 동네가 위험하여 늦은 시간 화장실을 찾으러 돌아다니다
봉변을 당할까 걱정을 해서인지 다시 불러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화장실에 들어간 순간 정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스프레이로 정말 난폭한 흑인들이 사는 동네에서난 보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최대한 집중하여 볼일을 보고 직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뒤
와이프와 전력질주를 하여 주유소에 있는 차량으로 뛰어왔다.
생각해 보면 위험한 동네라 주유소에서 화장실을 이용 못하도록 한 것이며
그 직원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글을 작성하지 못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미국 서부 여행 4일 차>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어두운 밤, 낯선 도시나 마을에 들어서니 뭔가 불안한 느낌도 들었다.
더군다나 팜스프링이 비수기 시즌이라 모든 가게가 일찍 문을 닫아서 인지 더욱 그렇게 느꼈다.
그리고 호텔 체크인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서인지 왠지 모르게 답답함이 있어서 더욱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밤 10시 넘어 어렵게 체크인을 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여기는 호텔이 아니라 지금 생각해 보면 에어비앤비 같은 곳이었다.
숙소 또한 넓고 좋았지만 괜히 어디선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양손으로 전기톱을 든 살인마가 갑자기 나타날까 겁이 나기도 했다.
숙소 문을 잠그고 밖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화들짝 놀라곤 했다.
와이프 앞에서는 당당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어찌나 불안하고 무섭던지....
그래도 조리를 할 수 있게 부엌도 잘되어 있고 포크와 스푼 등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 있어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잠이 들 수 있었다.
그렇게 또 하루 기절을 하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어제의 불안했던 마음이 싹 가실 만큼 날씨와 마을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지금도 집사람과 종종 미국 서부 여행 얘기 중 하나가 팜스프링과 난중에 언급할 브라이언헤드이다.
이 두 지역은 너무 이뻐 그 두 지역만을 위한 미국 서부 여행을 다시 가고 싶다고 얘기한다.
아침에 일어나 동네를 산책 한 뒤 배가 고파 숙소로 돌아가 식사를 한 뒤 본격적으로 관광을 해보자고 결정하였다.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숙소에 있는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 돌았다.
물론 자전거는 숙소에서 제공해 주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항상 어딜 가나 한국인이 많았지만, 여기는 비수기라 그런지 더더 한국 사람이 없어
정말 미국 서부여행. 즉, 해외여행을 나온 기분이 들었다.
넓게 펼쳐진 길가를 뒤로 엄청나게 큰 돌산이 자리 잡고 있는데 정말이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장관이다.
한국 또한 산이 많지만 이건 정복하지 못하는 그러한 산이었다.
그리고 아침에는 쌀쌀한 공기가 감도는 와중에도 관광객들은 수영장에서 놀고 선배드에 누워 책을 읽는 여유를 보였다.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현지인들은 과연 현지 생활에 만족할까?
이렇게 공기 맑고 드넓은 곳에서 유유히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산책 한 뒤 광합선을 하며 독서를 하다
이웃들과 간단한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커다란 고기와 빵을 사 와 저녁 준비를 하며 가족들과 과하지도 않은 음주를 겸비하며
저녁식사를 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물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그러한 루틴.
수치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의 행복감일 거 같다.
한국에서는 매일 야근 후 회식으로 피로와 술에 절어 밤늦게 귀가하고 아침에는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부랴부랴 출근 준비에 꽉 막힌 도로에서 인상 쓰며 출근했던 나의 모습이
왜 이리도 후회가 되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와이프와 이러한 얘기를 나누며 오전 시간을 보낸 뒤
어렵게 입성한 팜스프링의 숙소를 체크 아웃 하고 그랜드캐니언을 가기 위해 또다시 운전대에 앉았다.
지도를 보니 우리의 목적지로 가는 중간에 미국서부의 유명한 아웃렛 데절트힐프리미엄이 있어 잠시 아웃렛을 들리기로 했다.
운전을 하며 와이프와 팜스프링의 여유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며 밖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풍력발전기와 끝이 없는 화물기차를 보면서 다시 여기가 미국이라는 걸 느끼며 장시간 운전하는 것이 하나도 지겹지 않았다.
운전이라는 단순 노동을 하면서도 눈이 즐겁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발생하니
머릿속으로 뭔가 복잡함이 왔지만 이 복잡함은 난해한 상황에 처해 풀지 못하는 복잡함이 아니라
너무 할 것이 많아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행복한 복잡함이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에 취해 어느덧 아웃렛에 도착하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서부의 데절트힐프리미엄, 동부의 우드버리아웃렛, 토론토 내 많은 아웃렛은 다녀봤지만 아웃렛은 한국이 최고인 거 같다.
결론적으로 아웃렛의 가격이 한국에 비해 막 저렴하다고는 못 느꼈다.(브랜드에 따라 다름.)
그렇게 또 우리는 미국 서부여행의 꽃 그랜드캐니언을 가기 위해 쉼 없이 운전하여 갔다.
전날에는 어두워서 몰랐었는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운전을 하며 양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아마 전날 밤 이유 없이 우울했던 이유가 어두운 밤 양옆으로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어 그랬던 거 같다.
그것이 사막인 줄도 모르고.
하루종일 운전하며 사막을 보면 뭔가 지루할 거라 생각이 들었지만 매번 엄청난 광경에 감탄하며 운전을 했다.
그렇게 도착한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입장료로 차 한대당 25불을 지불 한 뒤 화장실에 들러 몸을 풀고 다시 서행을 하며 운전을 시작하였다.
왕복 2차선으로 되어 있으며 이런 식의 코스가 이어진다.
중간중간 갓길에 주차를 하여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사실 사전에 정보가 부족하였던 게... 개인적으로 드론을 들고 가서 멋지게 촬영을 하려 하였으나
중간중간 드론 사용 금지 표지판이 보였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이벤트성 있는 아이템이자 가장 부피가 크고 무거웠던 녀석이었는데
정말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고 싶었다.
이럴 거면 햇반이나 라면 등 통조림을 더 챙겨 왔을 텐데.
그래도 정말 사막 비슷한 곳을 실제로 걸어보니 기분이 묘했다.
어릴 적 사막이라는 곳은 지상에는 끝없이 모레만 있고 하늘에는 태양만 있는 그런 이미지만 있었지만,
막상 실제로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이러니 더욱더 그랜드캐니언의 웅장함을 보고 싶은 설렘이 더욱 커졌다.
우리는 서행을 하며 괜찮은 포인트에 내려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며 그렇게 국립공원을 통과하였다.
그리고 목적지를 위해 한참을 달린 후 어둠살이 내리면서 우리는 또 숙소를 찾는다.
그동안 즉흥적으로 숙소를 예약할 때마다 항상 마음에 드는 곳을 예약해서 성공에 취했는지, 아니면
귀찮아서 그랬는지 이날 숙소는 정말 최악의 숙소를 잡게 되었다. 정말 지금 다시 생각해도 무서운 숙소였다.
트레일러를 운행하는 드라이버들이 묵는 숙소였는데 로비와 우리가 묶었던 숙소는 약간의 거리가 있으며 바로 옆에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어 간단하게 식사만 하고 따로 마트를 가지도 못한 채 숙소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노숙자도 많고 본능적으로 위험성이 느껴져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거기다 숙소에 침대와 그 외 가구조차 엄청 오래되어 냄새가 났다.
이날은 정말 억지로 술을 마시며 불안해하는 집사람이 먼저 잠드는 걸 보고 호신용으로 술병을 옆에 두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이 밝아 오면서 우리는 대충 컵라면을 먹고 서둘러 그랜드캐니언을 향해 내달렸다.
<미국 서부 여행 5일 차>
그랜드 캐니언
몇 날며칠 오랜 시간 운전하며 드디어 그랜드 캐니언에 도착하였다.
살면서 꼭 한 번은 가봐야 하는 여행지로 그랜드 캐니언은 항상 선정되는 곳이다.
여기에 도착하니 정말이지 미국서부 여행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일몰이나 일출시간에 가면 정말 최고라고 하지만 장시간을 달려오면서 그 시간대를 맞추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주위에서 캠핑카나 캠핑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치안의 문제로 감히 추천은 하기 어렵다.
솔직히 말해 아는 지인의 핸드폰 배경화면을 우연히 보았는데 너무 이뻐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그랜드캐니언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랜드 캐니언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으며 꼭 가보리라 다짐 한지 1년 만에 오게 되어 정말이지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경관 그리고 볼수록 신기하며 내가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감동이 밀려온다.
정말이지 사진을 찍을 포인트가 너무 많았다.
한국에서도 산을 좋아해서 종종 다녔지만, 정말이지 스케일이 다르다. 정말 자연의 신비와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지는 호기심이 막 생기기 시작한다.
자연 앞에서 인간이 정말 작아지는 순간이기도 하다는 게 느껴지는 곳이다.
서부 여행 이후 몇 년이 지난 뒤 한국인이 사진 촬영을 위해 위험한 지역으로 이동하다 추락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전해 들은 적 있다.
의식을 잃은 한국인은 미국의 민영화 보험 그리고 비싼 병원비로 인해 수술을 해야 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혹시라도 사진을 찍기 위해 위험한 행위를 하고자 한다면 자제하길 당부드린다.
멀리 여행 가서 즐거운 추억만 남기고 와도 부족한 시간에 평생 잊지 못할 트라우마를 만들고 올 이유는 없지 않은가.
국립공원인 만큼 정해진 장소 그리고 허용된 구간에서만 이동하며 무리한 행동은 자제하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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